Review/책Books

콩고 전쟁

_물곰 2016. 9. 16. 21:51
반응형


(2014년) 추석 연휴 며칠 동안 집중력을 가지고 읽을 수 있을 같아, 미루었던 소설을 집어 들었다. 예전에 프롤로그만 읽고 덮어 두었던 <제노사이드>다. 여기 저기 몇 분(Kim, 서민 교수 등..)이 재미있게 읽었다고 해서 구입해 두었다. 평소 관심있게 보지 않았던 많은 정보들이 쏟아진다. 이를테면, 에볼라 바이러스, 콩고 민주 공화국의 역사와 같은 것.


에볼라 바이러스

"에볼라 출혈열은 인류가 조우한 병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감염증이야. 바이러스가 몸속으로 들어오면 뇌를 포함한 모든 세포에 달라붙어 먹어치워. 산 채로 내장과 근육이 녹아 버리는 상태가 되는 셈이야. 감염자는 귀와 코, 입과 항문, 그리고 모공까지 포함한 모든 구멍에서 바이러스에 오염된 체액을 분출하면 사망하는 거지. 에볼라 자이르(Ebola Zaire, 에볼라 바이러스의 한 유형)의 치사율은 90퍼센트야."

"우리가 들어갈 콩고 동부는 에볼라가 유행한 적이 있는 지역으로 둘러싸여 있어. 서쪽 에볼라 강 유역, 북동쪽 수단, 그리고 동쪽의 케냐 우간다 국경 부근에서도 에볼라의 아종이 발생되었지."

"그 병의 치료법은?"

"없어. 감염되면 기도할 수밖에."

"치사율이 90퍼센트라면, 남은 10퍼센트는 어떻게 되는 거지?"

"몸의 면역력 덕에 무사히 살아남는 거지."


"그 병은 어떻게 전 세계로 전염되지 않습니까? HIV처럼."

"아, 그거 좋은 질문이군. 이 바이러스는 잠복기가 무척 짧아. 감염되고 나서 약 7일이면 증상이 나타나거든. 그러니까 환자가 많은 사람에게 옮기기 전에 죽어 버리지."


[제노사이드, 다카노 가즈아키, 김수영 옮김, 황금가지]


콩고의 분쟁의 몇 페이지에 걸쳐 소개된다. 전부를 옮기긴 어렵고, 일부만 옮긴다. 


콩고의 분쟁

"콩고에서 일어나는 분쟁의 원인은 구시대적인 식민지 지배가 남긴 화근이다. 식민 종주국이던 벨기에의 민족 정책이 그때까지 공존했던 민족 간에 적대심을 심었고, 투치족과 후투족(르완다의 주요 부족들)이 대립하게 되었다. 종주국이 자의적으로 투치족을 우수한 민족이라고 정해 우대한 결과 후투족의 반감을 샀다. 이 민족들 사이에 증오가 쌓이고 쌓여서 르완다 대학살이 일어난 것이다."


후투계 대통령의 비행기가 누군가에게 격추된 사건이 민족 대립의 시발점이 되었고, 폭주한 후투족은 투치족을 습격하기 시작했다. 라디오 방송이 학살을 선동하고 수많은 일반인들이 손도끼나 곤봉 같은 무기를 들고 이웃을 죽이기 시작했다. 제노사이드가 시작된 지 100일 뒤, 투치계 세력이 외국에서 군대를 조직해 반격에 들어가자 겨우 사태가 진정되었지만 이미 전 인구의 10퍼센트에 달하는 10만 명 이상이 살해된 상황이었다.


"르완다 학살의 주모자였던 후투족 일파가 이웃나라인 콩고로 숨어들어 거기서 다시금 국경을 넘어 공격했다. 콩고 정부가 이를 묵인하자 르완다는 격노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자 대립 구도는 르완다 대 콩고로 바뀌었다. 르완다 같은 투치족 정권인 우간다와 손잡고 콩고의 독립 정권 타도를 목표로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콩고 동부의 반정부 게릴라에게 군사 지원을 해서 반란군들의 무장 봉기가 일어나도록 했다. 이 계획은 대성공이었다. 반란군은 순식간에 서쪽에 있는 수도까지 침공했고 독재자를 몰아내 신 정권을 수립했다. 새 대통령 자리에 앉은 사람은 르완다의 지원을 받은 반란군 수장이었다. 여기서 끝나나 했지만 그 후부터 이전투구가 시작되었다."


"새 대통령은 르완다의 괴뢰 세력이라는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그때까지 지원해 줬던 투치족을 배신하고 동부에 남은 후투족 무장 그룹과 손을 잡았다. 말할 것도 없이 르완다가 또 다시 격노했지. 그래서 우간다, 브룬디와 함께 콩고를 침공해 새로운 독재자를 쓰러뜨리려 했다. 새 정권은 궁지에 몰리자 이웃나라에 조력을 구해서 차드를 비롯한 인근의 여러 나라를 우방으로 만들었다. 그렇게 1998년, 아프리카의 10여개국 이상이 관여하는 대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미국이나 러시아 두 대국은 겉으로는 콩고 정부를 지지하면서 르완다나 우간다에도 자금을 원조하고 있다."


"콩고 서쪽을 보면 현재 남부는 정부군이 지배하고 있지만 북부와 동부는 혼돈 상태다. 함께 싸우고 있었던 르완다와 우간다가 지하자원 권익을 둘러싸고 분열되는 바람에 수급이 맞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2016년) 최윤필 기자가 쓴 <가만한 당신> 첫 부고는 '콩고전쟁 중 강강당한 여성과 고아, 성폭행으로 태어난 아이들을 거둬 치료하고 함께 먹고 자고 일하고 가르'친 콩고의 마마, 레베카 마시카 카추바로 시작한다. 콩고의 현대사를 짧게 요약한 내용이 있어 옮겨 적는다.


벨기에의 오랜 식민지에서 1960년 독립. 1961년 독립 영웅이자 초대 총리 파트리스 루뭄바(1925~1961) 암살, 미국.소련.벨기에의 암투와 내전, 1965년 미국을 등에 업은 모부투 세세 세코(1930~1997) 집권과 32년간의 독재, 동쪽 국경 너머 르완다의 1994년 내전과 반군들의 콩고 월경, 1996년 제1차 콩고전쟁으로 이듬해 5월 로랑 카빌라(1939~2001)의 콩고민주공화국 탄생, 1998~2003년 제2차 콩고전쟁, 전쟁 중이던 2001년에 카빌라 암살(사실상 집권 세력에 의한 숙청)과 그의 아들 조제프 카빌라(1971~)의 집권.


콩고전쟁이 내전이 아닌 까닭은 이웃 국가의 무력이 공공연히 개입했기 때문이다. 특히 앙골라, 짐바브웨, 우간다, 르완다 등 중부 아프리카 8개국이 각각 콩고 정부군과 반군을 편들어 벌인 제2차 전쟁은 당시 미 국무장관 매들린 올브라이트(1937~)의 표현처럼 콩고를 무대로 한 '아프리카 세계대전'이었다. 


전쟁 원인은 구리와 우라늄, 다이아몬드 등 콩고의 자원, 특히 동부 지역에 집중 매장된 콜탄 때문이었다. '잿빛 골드'라 불리는 분쟁 광물 콜탄은 희소원소 '나이오븀'과 '탄탈룸'의 원광석이고, 두 광물은 각각 초경합금과 첨단 전자 장비의 재료로 쓰인다. 특히 탄탈룸은 전자무기와 스마트폰, 노트북 등 IT 장비 전자회로와 전지의 필수 광물. 전 세계 콜탄 매장량의 70퍼센트 이상이 콩고에 있고, 그 대부분이 동부 콩고.우간다.르완다.부른디와 국경을 맞댄 남.북키부주에 묻혀 있다. 콩고의 서쪽 끝 수도 킨샤사의 권력은 동부까지 미치지 못했고, 쿠데타군은 동부의 자원을 떡밥 삼아 저들 국가의 군대를 끌어들였다.


제2차 전쟁 희생자는 400~600만 명에 달했고, 집단 학살과 강간, 고문, 기아, 질병으로 숨진 민간인이 전투에서 숨진 군인보다 훨씬 많았다. 


최윤필, <가만한 당신>, 마음산책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