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석 감독의 이끼를 보고 왔습니다. 언론에서 호평이 많아 조금 괜찮으려나 기대를 했었는데, 생각했던 보다 실망스러웠습니다. 아무래도 원작 만화를 보는 것이 더 나을 듯 하네요. 몇 가지 영화를 보고 생각났던 것을 적어보았습니다. (한 번 보고 생각나는대로 간략하게 적었던 글인데,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읽어주시네요. 뭔가 보완이라도 해야 싶은 생각이 마구 드는 글입니다. 2014.0818.)

스포일러 주의
이 글은 영화의 결말을 담고 있으므로 아직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들은 주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1. 엉성한 스토리


- 원작의 스토리를 짧은 시간(사실 짧지는 않습니다. 2시간 40분이면..)안에 압축하려다 보니, 이야기들이 듬성 듬성합니다. 유목형(허준호)과 천용덕(정재영)의 반목.. 교도소의 수인들을 감화시키던 초반의 유목형의 모습과 후반의 장면에서 나오는 고리타분한 설교자로서의 유목형의 모습은 너무 괴리감이 커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유목형과 함께 정의를 이루려고 하였던 천용덕의 의도 역시 갑자기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뀌어 버린 이유를 알 수가 없었습니다.


2. 원작과 다른 결말

- 영화에 임팩트를 주기 위하여 고민을 많이 하였던 것일까요? 감독은 영화의 결말을 원작과는 달리 <모든 것은 이영지에 의해 계획된 것이었다!>는 것으로 반전을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너무 작위적인 설정으로 감독의 무리수였다고 판단됩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마을로 돌아온 유해국(박해일)은 이영지(유선)와 마주칩니다. 서로 눈길을 주고 받으며, 유해국은 상황파악을 하게 됩니다. 자신을 그 마을로 불러들였던 그 목소리가 불현 듯 떠오르죠. "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오셔야겠죠?" 하였던 목소리, 바로 이영지의 목소리였던 것입니다.

이영지는 유해국에게 전화를 걸어 그를 마을로 불러들였고,
자신의 복수(또는 이익)를 위하여 유해국을 돕습니다.

라디오와 테이프를 가져다 놓고, 예리한 물체에 찔려 자상을 입고 쓰러진 유해국을 치료해 주고, 낫에 잘려 죽을 뻔하고 불에 탈 뻔한 유해국을 살려준 것도 모두 이영지였습니다. 마지막에는 검사까지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죠.

그러나...
마지막 장면에서 나오는 "오셔야겠죠?" 하는 것이 너무 반전을 드러내기 위한 억지스러운 말투(그렇게 의도적인 말투일 필요는 없죠.. 단지 관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반전의 목적일 뿐..)인 것은 차치하더라도, 천용덕에 대한 복수를 위하여 유해국을 불러들였다고 하기에는 유해국은 힘이 너무 미약하였고, 사실 여러차례 죽을 뻔했습니다. 운이 좋아 유해국에 얽힌 검사가 있어 천용덕에 대한 복수라는 자신의 뜻까지는 이루었지만,

그렇다고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처럼 이영지가 마을을 장악할 수 있을까요?천용덕의 재산이 이영지에게 갈 만한 근거는 별로 없어 보입니다. 천용덕에게는 경찰 아들도 있었죠.. (그 아들이 이영지의 아들이라면 모를까..)


3. 여전히 남은 의문들

- 교인들을 죽인 것은 유목형인가? 천용덕인가? 영화에서 유목형은 처음부터 끝까지 고지식하고 선한 사람으로 그려지기 때문에 갑자기 교인들을 죽였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천용덕이 죽였다고 봐야할까요? 교인들이 독약을 마시고 죽었는데 천용덕이 주방에 들어가 독약이라도 탔다는 것일까요?

- 유목형을 죽인 것은 이영지일까요? 유목형이 죽은 것을 이장을 비롯한 사람들이 발견하고 얼마 되지 않아 그 아들 유해국이 찾아옵니다. 영화 상에서 본다면 그 시간 차이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이영지가 먼저 유해국에게 전화를 걸고, 유목형을 죽였다는 순서로 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단순히 그 시간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것은 영화에서 장면을 압축하다 보니, 유해국이 도착하는 장면까지 거의 비슷한 시점으로 담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유목형이 자연사로 죽었는지, 아니면 이영지에 의해 죽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죽임 이후 이영지가 유해국에게 전화를 건 것이 아닐까요? 그러나 유목형이 자연사로 죽었다기에는 마지막 장면의 "오셔야겠죠?" 라는 이영지의 목소리가 너무나 태평스러워 이래저래 영화의 일관성이 없어지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래저래, 영화를 보고 와서 생각나는 대로 써보았는데..
짧게 줄이자면,
영화는 아무것도 밝히지 않는 영화 중반까지는 긴장감이 있어 재미있고, 볼 만하지만, 마을 이장 천용덕의 입에서 과거의 이야기가 흘러 나오는 시점부터는 엉성한 스토리, 일관성 없는 결말로 별로 잘 만든 영화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욕까지 나올 정도는 아니지만, 

재미없습니다! (개인 취향입니다. 재미있게 보신 분들도 많을 겁니다.)

다음의 감상도 함께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 링크를 걸어 둡니다.

스토리 사슬이 끊긴 영화,강우석 '이끼' http://www.aynews.net/sub_read.html?uid=3349
씨네 21 리뷰 http://www.indieforum.org/xe/5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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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댓글입니다
    • 네.. 내용에 추가하였습니다. 글 제목이 워낙 스포일러성이라 생각해 주의 멘트를 적지 않았었네요.
  2. 경찰관은 유선의 아들이 맞습니다... 유선이 어릴때 강간당해서 낳은 아들이 이장의 아들이 되었고, 그 사람이 경찰입니다... 이부분 간과하신 듯한데요~~~
    • 하..설마 했는데 유선의 아들이었군요. 한번 만화 원작을 봐야겠군요 ^^ 영화에서는 그런 표현이 전혀 없습니다. 아들의 죽음에 동요하지도 않고요.
  3. 교인들을 죽인것은 천용덕이죠 영화를 집중있게 보지 않으셨나봐요? 유목형은 자연사로 죽엇죠 꼭 원작이 아니더라고 영화를 다시 보셔야겠어요 저는 영화만 봤지만 다 이해를 했는데요 영화도 집중있게 보지못하시는데 원작까지 읽으면 헷갈릴것같은데요
  4. dkgkgkgk 2010/09/22 00:50
    "오실거죠?"가 아니라 "오셔야겠죠?"

    그리고 wmsl님, 유선이 어릴때 강간당해서 낳은 아들은 태어나자마자 시냇물에 내던져서 죽었는데요. 경찰관은 유선의 아들이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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