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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과 사람들 - 기형도, 김창완

_물곰 2016. 6. 2.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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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와 김광석

기형도 산문집을 읽다. 짧은 여행의 기록. 느낌이 많다. '짜쉭' 스물아홉에 신춘문예 당선이라니. 그럴 만도 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관심사에 목매다는 것이니까. 다른 이들보다 좀 나은 것은 그는 그렇게 자신의 삶으로 시를 완성했다는 사실이다. 스물아홉 살, 어느 삼류 극장에 앉아 조용히 숨을 거둔, 그 짧은 여행의 마지막 눈빛은 어떠했을까.


김광석, <미처 다 하지 못한>, 예담




기형도를 좋아하고,

김광석을 좋아한다.


기형도의 시와 산문을 읽고

김광석의 노래를 듣는다.



김광석과 김창완, 그리고 동물원


1987년 여름, 어떤 사람이 별생각 없이 녹음한 그 노래들을 듣고 '진짜' 음반을 내자고 했습니다. 어떤 정신 나간 사람인가 했는데 그 사람은 진지했습니다. 그가 바로 '산울림'의 김창완이었습니다.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형이 안목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음반을 내기로 하고 건반 치는 후배도 데려오고, 기타 치는 친구, 드럼 치는 친구들 데려오고 그렇게 하다 보니 원래 4명인 멤버가 7명이 됐습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음반이 <동물원> 1집입니다.


막상 판이 나오자 김창완 형은 "이걸 누가 사냐?" 그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이걸 왜 안 사요." 자신감 있게 말했지만, 득달가은 반응이 없자 왜 잘 안 팔리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결국 듣는 사람보다 우리만 좋았다고 결론을 내리고는 아무 기대 없이 두 번 공연을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았던 음반이 잘 팔리기 시작했고 생각보다 일이 바빠졌습니다.


김광석, <미처 다 하지 못한>, 예담



김광석의 글


따뜻한 커피 한 잔, 시커먼 물 안에 내 자유로운 얼굴이 있다.


돈을 구하러 이러저리 뛰어다녔다. 아버지, 다 빠져버린 머리카락을 어색한 모자로 대신하였다.


정말 힘들다. 바쁘고 열심히 사는 것이 돈을 버는 것에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늦은 아침과 그 아침, 동네 한 바퀴를 도는 게 무척이나 내게 새로움을 주고 있다. 쌀쌀하면서도 깔깔한 봄바람과 계집아이처럼 생기로운 봄 햇살 아래, 잃어버린 그 무엇인가가 들어 있을 듯이 읽어 내려가는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

하지만 생각지 않은 라인line을 따라, 마음은 마치 어린 시절 밑이 보이지 않던 외가의 우물 바닥처럼 깜깜한 암흑 속으로 자꾸만 내려앉는다.

네오

더 사랑해야 한다.

그럼으로 나의 무게와 외부의 무게를 더욱 굳건히 지탱할 수 있다. '노르웨이의 숲'은 어떤 계절일까.


삶은 때로 일정 부분 만족하며, 일정 부분 아쉬워하며 그래도 살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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