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41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프루스트

2013년 2월 25일 단 '하나'의 작품으로유럽문학의 '결정체'라는 평가를 받는 책프루스트의 소설 최근 민음사에서 2권까지 나왔다. (2016.2.현재 6권까지 나왔다)에서 가장 길게 나왔던 책읽을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문득 읽고 싶어졌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해 떠들어 대읽지 않고 있을 수가 없게 되었는지도 모른다.오랜 시간이 걸릴 테다. 다 읽지 못할지도 모른다. "어떤 이미지라도 저자의 고유한 실체에서 너무나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연관들의 풍요로움"을 이용한다. 그의 저작들의 이점은 각각의 조각들에 있다. 그의 책은 우리가 원하는 어느 페이지에서도 펼치지 않고 읽을 수 있다. 그가 저술한 책의 활력은 결코 선행하지 않는 것, 즉 어떤 점에서는 '선취한 환상'이라 할 수 있는 것에 달려 있..

Review/책Books 2017.02.12

인간의 뇌는 얼마나 클까? 크기가 변했을까?

다른 동물과 비교한 인간의 뇌 크기 인간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 가운데 가장 똑똑하고 영리하다고 자부한다. 인간의 신체는 다른 동물과 달리 무언가 특별할 것만 같다. 신체의 어떤 수치가 다른 동물과 인간을 구분지을 수 있다면 그건 머리가 될 거 같다. 곧, 머리가 유난히 클 거 같다는 느낌이다. 그런데 무게로만 따지면 1위를 차지하는 건 인간이 아니다. 코끼리나 고래다. 뇌 크기가 인간보다 4배는 더 크다. 당연히 그 동물들이야 어마어마하게 크니 뇌도 클 수밖에 없겠지. 비율로 따져야겠지. 그런데 비율로 따져도 1위를 차지하는 건 인간이 아니다. 인간이 몸무게의 2.1퍼센트 정도인 반면, 쥐는 3.2퍼센트나 되고, 작은 새는 8퍼센트에 달한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수치) 인간이 똑똑한 점은 어떻게든 인..

Review/책Books 2016.09.18

콩고 전쟁

(2014년) 추석 연휴 며칠 동안 집중력을 가지고 읽을 수 있을 같아, 미루었던 소설을 집어 들었다. 예전에 프롤로그만 읽고 덮어 두었던 다. 여기 저기 몇 분(Kim, 서민 교수 등..)이 재미있게 읽었다고 해서 구입해 두었다. 평소 관심있게 보지 않았던 많은 정보들이 쏟아진다. 이를테면, 에볼라 바이러스, 콩고 민주 공화국의 역사와 같은 것. 에볼라 바이러스"에볼라 출혈열은 인류가 조우한 병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감염증이야. 바이러스가 몸속으로 들어오면 뇌를 포함한 모든 세포에 달라붙어 먹어치워. 산 채로 내장과 근육이 녹아 버리는 상태가 되는 셈이야. 감염자는 귀와 코, 입과 항문, 그리고 모공까지 포함한 모든 구멍에서 바이러스에 오염된 체액을 분출하면 사망하는 거지. 에볼라 자이르(Ebola Z..

Review/책Books 2016.09.16

[읽다] 가만한 당신

최윤필. 한국일보 선임기자가 쓴 부고를 엮은 '가만한' 형용사가 가만히 들여다 보게 한다. 신생아 100명 중 세 명은 선천성 기형 또는 유전성 질환을 안고 태어난다. 유전성 질환은 말 그대로 유전, 또는 유전자 일부 인자의 돌연변이로 발병한다... 혈우병은 대표적 유전병 가운데 하나다. X염색체 혈액응고인자 가운데 일부가 부족하거나 아예 없어 출혈 시 피가 잘 멎지 않는 질병. (X염색체 질환이라 여성 환자는 드물다. 여성은 한쪽 X에 문제가 있어도 다른 쪽으로 만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홀브룩 콜트 1977-2016] 나는 이 세상에 잘 살려고 왔지, 오래 살려고 온 게 아니야. [스텔라 영 1982-2014] 조부모 노릇은 부모 노릇과 달리 순수한 기쁨이다... 하루이틀 뒤 조금도 미안한 마음 ..

Review/책Books 2016.09.16

[읽다] 골목사장 분투기

예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던 책.저자가 팟캐스트에 나온 것도 들었다. 자영업 문제는 심각한데,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 책을 읽으면 열받고 답답해진다. 어떻게든 함께 살 방안을 찾아야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모든 문제의 씨앗은 부동산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임대료가 높은 지역은 뉴욕 맨해튼이라고 한다. 그 지역 부동산 중개인 웹사이트에 가서 얼마나 높은지 찾아 봤다. 맨해튼의 가장 노른자 땅이라 할 만한 5번가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인 트리베카에 위치한, 상당히 괜찮은 코너의 40평짜리 카페가 매물로 나왔다. 임대료가 얼마일까? 원화로 환산하면 보증금 4,000만 원에 임대료 월 1,000만 원 정도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가격이다. 강남, 홍대, 신촌, 명동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Review/책Books 2016.09.08

부분과 전체(두 번역본)를 읽다

2015년 11월 11일 친구간의 대화 한 대목이다. 쿠르트는 이렇게 대답하였다."그것은 나에게도 의심스럽게 생각되기는 하지만, 내가 호크와 고리를 믿으려 하지 않는다면 무엇보다도 어떠한 경험사실들이 도해자로 하여금 그렇게 그림을 그리게 하였는지를 먼저 알아야만 할 것이다. 왜냐하면 오늘날의 자연과학은 경험에서부터 나오는 것이지, 어떤 철학적 사색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들이 경험사실들을 신뢰할 수 있을 때, 즉 아주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얻어진 사실을 때는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내가 알기에는 화학자들은 우선 화학 결합에서 원소의 구성요소들은 항상 어떤 일정한 무게관계를 유지한다는 사실을 확정하였다. 이와 같은 사실은 충분히 주목할 만한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Review/책Books 2016.08.30

간디 자서전 밑줄긋기

간디의 비극나의 중학 시절의 몇 안되는 친구 중에 가까이 지냈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때를 달리하여 둘 있었다... 두번째 사귐은 내 생애의 한 비극이라고 생각한다. (간디는 이 친구를 따라 처음으로 육식을 한다. 그의 집안은 바이슈나바교로, 강경하게 육식을 반대하고 미워하였다.)나는 그러한 전통 속에서 나고 자랐다... 그들이 만일 내가 고기를 먹은 것을 안다면, 그 순간 기절해버릴 것이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간디는 염소 고기를 처음으로 먹었다.) 나는 싫던 빵도 좋아지고 염소에 대한 불쌍한 생각도 잊어버리고, 그리고 반드시 고기 자체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고기 요리의 맛을 알게 됐다. 그것이 한 1년 계속됐다. 그러나 그 고기 잔치는 모두 합하여 대여섯 번밖에 못 되었다. (그 친구는 간디..

Review/책Books 2016.08.15

프란츠 카프카의 글쓰기

글쓰기 카프카의 글쓰기 환경은 지독하게 열악했다. 그는 낮에 일했고, 밤에 글을 썼다. 부모, 누이들과 함께 살고 있는 좁아터진 아파트에서. 그래도 그는 글을 썼다. 그토록 무서워하던 아버지를 마주하며. 글을 쓰고 싶은데 앞머리가 끊임없이 흔들린다. 나는 아파트 전체의 소음 본부라 할 수 있는 내 방에 앉아 있다. 여기저기에서 문이 쾅쾅 열렸다 닫히고... 아버지는 내 방 문을 부술 듯이 열고 목욕 가운 자락을 질질 끌며 들어온다. 현관 쪽에서 아버지가 모자를 솔질해 놓았냐고 외쳐 묻는 소리가 마치 파리의 어느 길 건너편에 대고 외치는 소리처럼 요란하다. 현관문은 후두염에 걸린 사람처럼 꺽꺽거리는 소리를 낸다... 마침내 아버지가 나가고, 이제 남은 것은 조금 부드럽기는 하지만 어찌 할 도리가 없는 카나..

Review/책Books 2016.08.13

쓰기의 말들, 은유

최승자의 시집은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감정의 백과사전이었다. "동의하지 않아도 봄은 온다"라는 시구로 매년 봄을 맞았고, "이상하지, 살아 있다는 건, 참 아슬아슬하게 아름다운 일이란다"라는 시구를 다이어리 첫 장에 써 놓고 이십 대 발밑의 불안을 견뎠다. 니체의 이야기를 해야겠다. 나의 문장 스승은 크게 둘로 나뉜다. 니체와 다른 작가들. 니체는 뜻도 모르고 읽었고 이해하지 못한 채로 빠져들었다.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 다른 철학 책과 달랐다. "논증이나 사변과는 거리가 멀고 문학 작품과도 같이 암시와 은유적 서술, 생략, 파격적 구문 등으로 생동"하는 니체의 글에 도취된 나는 충동적으로 '은유'라는 필명을 지었다. 쓰는 사람, 은유가 꼽은104개의 문장

Review/책Books 2016.08.13

질감과 질료

의도적으로 정보를 숨기는 드라마의 기법은 이제 인물 간의 대화까지 영역을 넓혔다. 드라마가 기술적인 문제를 다루게 되면 대화는 2가지 정보전달 방식을 오간다. 하나는 질감(texture)이고 다른 하나는 질료(substance)다. 질감은 실제 집도 중인 의사를 본다고 느끼게 하기 위한 온갖 수사들이고 질료는 배경 질감 속에서 시청자들이 드라마 속 상황을 이해하도록 돕는 장치다. 질감의 역할은 직접적인 이야기 전개와 무관할 때도 있다. 이때 이야기와 상관이 없으면 없을수록 더 좋다는 점은 매우 아이러니하다. 60년대 롤랑 바르트는 "사실효과"를 다룬 단편수필에서 플로베르의 단편 에 등장하는 청우계를 인용한다. 바르트의 설명에 따르면 의미 없는 것을 통해 사실감을 표현하는 것이 사실효과다. 청우계는 이야기..

Review/책Books 2016.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