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41

호모 에렉투스에 관한 몇 가지 사실들

호모 에렉투스 호모 에렉투스는 불을 사용한 최초의 사람종이었다. 사냥을 생존의 중요 수단으로 삼은 최초의 사람종이며, 현생 인류처럼 달릴 수 있는 최초의 사람종이었다. 머릿속에 가지고 있던 일정한 틀에 따라 석기를 만든 최초의 사람종이며, 아프리카 너머까지 생활 무대를 넓힌 최초의 사람종이었다. 우리는 호모 에렉투스가 어느 정도의 구어를 사용했는지 확실하게 알지 못하지만, 몇몇 분야의 증거는 구어가 있었다는 사실을 시사하고 있다. 이 종이 어느 정도로 사람과 같은 자의식을 가졌는지는 밝혀지지 않았고, 앞으로도 영원히 알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분명 그들이 의식을 가졌으리라고 생각한다. 구태여 말할 필요도 없지만, 호모 사피엔스의 가장 큰 특징인 언어와 의식은 선사 시대의 기록에 아무런 흔적도 남겨 ..

Review/책Books 2016.07.23

움베르토 에코가 가장 사랑하는 작품, 실비

모든 시대의 문학에서 가장 위대한 보석 중의 하나인 네르발의 는 노래 부르기 쉬운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너무나도 복잡하게 조화를 이룬 구조로 되어 있어서 단지 다시 읽어 볼 수 있을 뿐, 계명 창법으로 기억할 수는 없다. 비발디는 노래 부르기 쉽지만 드뷔시는 그렇지 않다. 움베르토 에코, , 열린책들 이에 달린 옮긴이(김운찬)의 주석- 네르발(1808~1855)의 소설 (1853)는 에코가 가장 사랑하는 작품으로 이 작품에 대해서는 오랜 세월에 걸쳐 많은 글을 썼다. 이 작품에 대한 에코의 최종적인 종합으로는 (열린책들, 2009)에 실린 참조. 움베르토 에코가 가장 사랑하는 작품이라는데 읽지 않을 수 없다. 찾아봤다. 번역본이 있다. 1997년 문학과지성사에서 '최애리'씨 번역으로 가 나왔는데 절..

Review/책Books 2016.07.08

[도시계획가] 제인 제이콥스

제인 제이콥스 소개 제인 제이콥스(Jane Jacobs)는 주로 지역사회의 문제와 도시계획, 도시의 쇠퇴에 대해 관심을 쏟은 저술가이자 사회운동가였다. 그녀는 1961년에 발행된 저서,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The Death and Life of Great American Cities)'에서 1950년대 미국의 도시재생 정책을 날카롭게 비평하여 유명해졌다. 이 책은 단순한 계획 이슈를 뛰어 넘어 시대 정신에까지 영향을 줌으로써 널리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그녀의 유명한 저술들만큼 그녀가 널리 알려지게 된 건, 지역 공동체를 파괴할 수도 있었던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저지하는 시민운동에 헌신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그녀는 로어 맨하튼 고속도로를 무산시키는데 핵심적 역할을 했으며, 1968년 캐나다로 이주한..

Travel/도시city 2016.06.05

김광석과 사람들 - 기형도, 김창완

기형도와 김광석 기형도 산문집을 읽다. 짧은 여행의 기록. 느낌이 많다. '짜쉭' 스물아홉에 신춘문예 당선이라니. 그럴 만도 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관심사에 목매다는 것이니까. 다른 이들보다 좀 나은 것은 그는 그렇게 자신의 삶으로 시를 완성했다는 사실이다. 스물아홉 살, 어느 삼류 극장에 앉아 조용히 숨을 거둔, 그 짧은 여행의 마지막 눈빛은 어떠했을까. 김광석, , 예담 기형도를 좋아하고,김광석을 좋아한다. 기형도의 시와 산문을 읽고김광석의 노래를 듣는다. 김광석과 김창완, 그리고 동물원 1987년 여름, 어떤 사람이 별생각 없이 녹음한 그 노래들을 듣고 '진짜' 음반을 내자고 했습니다. 어떤 정신 나간 사람인가 했는데 그 사람은 진지했습니다. 그가 바로 '산울림'의 김창완이었습니다. 근데 지금..

Review/책Books 2016.06.02

[밑줄긋기] 현기증. 감정들 - 제발트

W.G.제발트 별 생각없이 이 작가의 책을 집어 들었다. '배수아'의 번역이라 고른 것 같다. 처음에 실린 단편, 을 읽었다. 이것은 소설인가? 스탕달에 대한 이야기였다. 짧은 이야기 안에서도 시간을 여러 차례 뒤섞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데, 다 읽고 나면 재밌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독특하고 흥미로운 구석이 있다. 벨은 몇 년 전 오래된 서류들을 뒤지다가 우연히 이브레아 풍경이라는 제목이 붙은 동판화와 마주치게 되었을 때 엄청난 실망감을 맛보았다고 썼다. 자신의 기억 속에 각인된, 저물어가는 저녁빛 속에 고즈넉이 잠긴 도시 이브레아의 풍경이 다름아닌 그 그림 속 도시 풍경과 판박이처럼 똑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벨은 여행지에서 본 아름다운 풍경들을 모사한 그림들을 사지 말라고 충고한다. 그런 그림들은 우..

Review/책Books 2016.05.29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

니코스 카잔차키스 톨스토이는 귀족 출신이었고 부유했으며, 놀랄 만큼 건강한 체질로 떡갈나무처럼 러시아 대지에 뿌리박고 있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프티 부르주아였다. 그는 평생 가난과 배고픔, 그리고 병마에 시달렸다. 그의 신경 체계는 영혼이 숨을 쉴 때마다 상처를 입었고, 그 영혼은 신경병에 걸린 대도시의 프롤레타리아 같았다. 톨스토이의 눈은 기가 막힐 정도로 명쾌하게 바깥 세계를 본다. 그는 놀라운 애정과 예민함으로 육체를 향유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육체를 혐오했다. 그에게 육체는 어둡고 악마적인 장애물이었다. 그는 단 한 번의 도약으로 인간 영혼의 심연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톨스토이의 내면은 차분한 논리가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는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아는 현실주의자였다. 그는 윤리..

Review/책Books 2016.05.15

김승옥-스토리펀딩을 후원하다

우리나라에서 다른 작가도 아닌 '김승옥 작가'가 생활이 곤궁하다는 믿기 어려운 글을 읽었다.다음 스토리펀딩에 올라온 함성주 씨의 글을 읽고 후원을 결심했다. https://storyfunding.daum.net/project/4990 * 그림 한점을 구입했다.김승옥 작가의 형편이 어렵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가 전시회를 하고 그림을 판매한다면 사고 싶었을 것이다. ** 제가 전에 쓴 글에서 김승옥 작가가 인세를 받지 못한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합니다. 글을 읽고 출처를 찾다 김승옥 소설전집 4권, , '김승옥과의 만남' 내용을 제가 오해한 데서 비롯되었습니다.잘못된 정보를 전달해드려 죄송합니다. "왜 소설쓰기를 중단하셨습니까? 그것도 한참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셔야 할 시점에서."아마 모든 사람들이 궁금..

Review/책Books 2016.05.12

얼간이처럼 무식하고, 골수까지 촌놈인 작자, 발자크

플로베르는 발자크를 "얼간이처럼 무식하고, 골수까지 촌놈인 작자"라고 했다. (마담 보바리를 아직도 다 읽지 못했다. 대신 포지 시먼스의 '마담 보베리'는 다 읽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발자크를 "무겁게 늘어진 사지에 짧은 팔을 한 뚱뚱하고 야무진 몸집의 사내"라고 했다. (* 1875년 프라하에서 태어난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1902년 파리로 건너가 로댕의 비서로 일했다.) 2014.0608. 경기문화의 전당 피카소 전시회 - 오늘 피카소가 그린 발자크 그림 보셨어요?- 못 생겼더군요. 못 그렸거나.- 못 생겼어요. 사랑을 이루기 어려운 얼굴이죠. 플로베르한테 무시당하기도 하고요.- 거울이 없는 사람인가 보네요. 본인은 술주정뱅이 같은 얼굴을 하고 있으면서... 빚쟁이를 피해 항상 '뒷문으로' 도..

Review/책Books 2016.05.07

위대한 개츠비 - 피츠제럴드&김영하 번역

위대한 개츠비나는 개츠비를 좋아하지 않았다. 나는 고전으로 많은 명성을 얻고 있지만 읽고 내가 별로 감명을 느끼지 못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책은 좋아하지 않았다. 개츠비는 그런 책 가운데 하나였다. 그건 김영하가 역자의 말에 써 놓은 바로 고등학생의 심정과도 같았다. 시내의 대형서점에서 두 고등학생들이 나누는 대화를 엿듣게 되었다. 영미 번역소설 서가 근처에 있던 이들은 를 집어들고는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사실, 대화라기보다는 욕에 가까웠다. 이거 읽어봤냐, 읽어봤다, 어땠냐, 너무 재미없더라는 얘기를 그 또래 특유의 거친 부사를 섞어(예를 들어 '졸라') 떠들고 있었다... 그런 비난은 터무니없다는 반감이 들었다. 는 미국인들이 즐겨 주장하는 것처럼, '지금까지 영어로 씌어진 최고의 소설'은 아닐지..

Review/책Books 2013.06.28

후지필름 S5Pro RAW와 JPG 테스트

안양천을 산책하다 사진을 대충 한 장 찍었습니다. 렌즈 시그마 30mm f/1.4 일명 삼식이 조리개 f/2.5 셔터스피드 1/125초 조리개 우선 모드(A모드)로 찍었으며 노출보정 하지 않았습니다. 근데 배경이 하얗게 날아갔네요. ㅠ 좌절입니다. S5Pro로 사진 몇 장을 찍어보니 노출이 오버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노출측정 방식을 잘못 설정한 것인지 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특히 이 사진은 심각하네요. JPG 파일인데, 온통 화이트홀입니다. 보정을 통해 화이트홀이 생겼는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라이트룸을 통해 노출을 최대한 낮추고, 복구를 최대치로 올렸습니다. 상당한 부분에 화이트홀이 발생했습니다. 이번엔 RAW파일을 불러와 어느 정도 관용도가 있는지 비교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위 사진과 아래 사진은 ..

Review/사용기 2012.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