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책Books 105

[읽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어느 날 우연히 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아다모비치, 브릴, 콜레스니크의 소설. 그런 충격은 우연히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을 읽으며 충격받았던 날 이후로 처음이었다. 소설의 형식은 놀라웠다. 소설은 삶 그 자체의 목소리를 담고 있었다. 소설은 내가 어렸을 때 들었던 이야기, 지금도 거리와 집과 카페와 전차에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있었다. 바로 이거야! 세상은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토록 찾아 헤매던 것을 찾은 것이다. 사실 찾을 줄 알고 있었다. 알레시 아다모비치는 나의 스승이 되었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Review/책Books 2020.08.06

[읽다] 한자와 나오키

때는 1988년. 이른바 거품 경제가 절정을 향해 미친 듯이 돌진하던 시절이었다. 당시 도시은행은 전부 열세 곳이었다. 호송선단 방식이라는 금융행정의 보호 속에서 은행이라는 조직에 들어가면 평생 편안히 살 수 있었던 시절로, 은행원은 엘리트의 대명사였다. 세상에서는 애니메이션 영화인 가 극장에서 개봉되자마자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두 달 후인 6월에는 리크루트 사건이 드러났다. 요절한 전설적인 가수 오자키 유타카가 아직 살아서 새로운 싱글 앨범인 을 발매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은 같은 해 9월 17일부터 시작된 서울 올림픽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이케이도 준, 거대 은행이 망한다고 해도 국민의 생활에 영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결국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모두 알아차..

Review/책Books 2020.07.27

프린스턴 수학 안내서

로저 펜로즈가 집필한 (2005)은 수리물리학에 관한 여러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으며, 이 책과 매우 비슷한 수준의 접근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엘스비어 출판사는 다섯 권짜리 수리물리학 백과사전을 출간하기도 했다. 티모시 가워스, , 승산 요즘에는 매우 뛰어난 수학자라도 다른 분야 수학자의 논문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심지어는 자신의 연구분야와 깊은 관련이 있어 보이는 분야의 논문조차도 그렇다.) 이 책이 위키피디아나 수학 관련 웹사이트에서 얻을 수 없는 이점을 가지고 있을까? 현재 시점에서 그 답은 '예스'이다. 만약 당신이 인터넷에서 수학적 개념에 대해 더 공부해 보려는 시도를 해 봤다면, 그것이 운에 좌우된다는 것을 알 것이다. 때로는 당신이 찾고 있는 정보를 주는 좋은 설명..

Review/책Books 2020.07.23

왜 조이스를 읽는가? (작가들에게 조이스는)

어니스트 헤밍웨이글을 쓸 때 당신이 읽었던 글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하시나요?헤밍웨이 조이스가 를 쓴 이후로는 전혀 아닙니다. 그의 글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지는 않았어요. 그러나 당시에 우리가 알고 있던 말들을 사용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어서 그 단 하나의 단어를 위해 싸워야 했을 때 그의 작품은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으며, 그런 구속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줄 만큼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다른 작가로부터 글쓰기에 대해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으셨나요? 예를 들면, 조이스는 글 쓰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견딜 수 없어 했다고 어제 당신이 말씀하셨지요.헤밍웨이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과 사귀다 보면 일상적으로 다른 작가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게 됩니다. 작가들이 자신이 쓴 것에 대하여 덜 이야기하면 할..

Review/책Books 2020.05.02

[읽다] 내가 모르는 것이 참 많다 - 황현산

황현산 선생이 쓴 이라는 책 제목을 어떻게 활용하나 하니, 그가 남긴 트윗에 이런 문장이 있었다. 2014년 11월 17일 오전 1:45 글 한 꼭지를 끝냈다. 제목을 뭐라고 붙이나. 자고 나면 생각이 나겠지. 밤이 선생이다. 황현산 선생의 트윗을 보다 보면 동시대 작가에 대한 평을 많이 접하게 된다. 고종석도 이런 저런 평가가 많은 인물이기는 한데, 그의 글만 놓고 보자면. 황현상 선생은 이렇게 말한다. 2014년 11월 16일 오후 11:16 내가 고종석의 '문장'을 극찬하는 것이 마땅하나 괘씸해서 안 한다. 나는 내 책을 보내주었는데 저는 안 보내줬다. 그러하다. 트위터를 별로 하지 않아 황현산 선생의 트윗을 볼 일이 별로 없었는데, 팔로우 해서 읽어봤으면 좋았을 글들이 많다. 2014년 11월 2..

Review/책Books 2020.04.23

[읽다] 팩트풀니스: 우리사회는 나아지고 있나

5세 미만 아동사망률 천명의 아이가 태어나면 그 아이들은 5세가 될 때까지 얼마나 살아남을까? 아동 천명당 5세 전에 죽는 아동의 수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세계 각국 현황 지도이다. 북미와 서유럽, 북유럽, 한국, 일본, 호주 등은 0~10명 수준으로 가장 낮다. 반면 아프리카에는 60명 이상, 90명 이상, 심지어 130명 이상인 나라들도 있다. 아프리카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앙골라 같은 나라들, 아시아 아프가니스탄이 가장 심각한 상황이다. 끔찍하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오늘날 북미, 서유럽, 북유럽, 일본, 우리나라, 호주와 같은 나라들은 990명 이상 살아남는다. 지난 60년간 아이들의 사망률은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 나라와 지역, 소득을 불문하고 거의 대부분 감소했다. 자료를 보자. ..

Review/책Books 2020.03.23

[읽다] 조영학, 여백을 번역하라

1 번역에서 원저자는 갑이고 역자는 을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원저자의 발언권은 이미 끝나고 횡포를 부리는 것은 역자다. 어느 교수가 그래봐야 부처님 손바닥이라 했는데, 부처님 살찌고 여위긴 석수장이 손에 달렸다는 말도 있다. 황현산 선생이 번역에 대해 한 말이다. 재미있는 말이다. 앞서 번역에 관한 황현산 선생의 트윗을 언급했다. 이번에는 장르 소설 번역가 조영학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내 주장의 핵심은 바로 번역은 '다시 쓰기(rewriting)'라는 얘기다. 외국어 텍스트의 내용(의미, 형식, 상황, 비유 등)을 먼저 파악하고, 그 결과를 우리말로 다시 쓰는 과저잉라는 뜻이다. 이렇게 될 때 이른바 '번역'해야 할 대상이 단어, 구문이 아니라 텍스트의 의미가 되므로 번역 투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지고 번역..

Review/책Books 2019.12.07

[읽다] 로마의 일인자

등장인물 섹스투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첫째 : 섹스투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둘째 :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둘째)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아내 : 마르키아, 마르키우스 렉스 가문 장남 : 섹스투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차남 :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장녀 : 큰 율리아(율리아) 차녀 : 작은 율리아(율릴라) 가이우스 마리우스 아르피눔 출신. 로마에서 불과 몇 킬로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라티움 마을로, 로마에 대한 태도와 충성심을 이따금 의심받았다. 로마에 가장 완강하게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탈리아 도시 삼니움과의 경계에 위험할 정도로 가까웠다. 작가는 아르피눔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풍요로운 마을은 우뚝 선 아펜니누스 산맥 기슭, 리리스 강과 멜파 강의 계곡에 있었다. 이곳에서 나는 포..

Review/책Books 2019.11.02

[읽다] 인공지능

인공지능에 관한 책들이 많은데, 나는 라는 책을 읽고 있고, 마틴 포드가 쓴 를 추가로 구입했다. 마틴 포드가 쓴 다른 책 도 집에 있어서 읽어 볼 계획이다. AI 미래 1. 일상화된 자율주행 자동차 자율주행차는 가시적인 기술이다. 우리 눈앞에 와있고, 도로의 일부를 달리고 있다. 어느 순간 자율주행차는 다른 차와 다를 바 없이 도로에 들어설 것이다. 자율주행차는 우리의 생활 습관, 일상의 풍경, 일자리, 도시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다. 2. 컴퓨터 가정의 시대 가정에 있는 컴퓨터가 의사 역할을 하게 된다. 현재도 스마트 워치를 통해 심박수, 혈압, 혈당 수치, 수면 시간, 운동량 등의 자료를 모니터링 할 수 있다. 더 나아가면 변기가 소변과 대변을 자동으로 분석하고, 스마트 폰으로 안구 건강을 ..

Review/책Books 2019.10.06

[읽다] 자본 & 21세기 자본

마르크스가 말한 공산주의는 어떤 모습일까? *은 자본주의를 과학적으로 이해하는 것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있지만 막상 공산주의 혁명을 어떻게 달성할 수 있는지에 대해 해주는 이야기는 별로 많지 않다. 공산주의 사회가 어떤지에 대해서도 들을 이야기는 많지 않을 것이다. 데이비드 하비, 공산주의는… 인간과 자연 그리고 인간과 인간 사이의 충돌의 참된 해결이며, 실존과 본질, 대상화와 자기 확인, 자유와 필연성, 개체와 유 사이의 싸움의 진정한 해결이다. 이 공산주의는 역사의 해결된 수수께끼이며, 자신을 이러한 해결로서 알고 있다. 마르크스, 마르크스가 한발 더 나아가 공산주의가 어떤 모습인지 자세히 설명하리라 기대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는 그러지 않는다. 공산주의가 마르크스의 철학에서 결정적으로 중..

Review/책Books 2019.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