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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종로, 노무현과 이명박를 읽다

_물곰 2022. 8. 21.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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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종로 선거구에서 이명박이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었다.

상대는 노무현

 

그 후

이명박은 선거자금으로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고,

1998년 보궐선거에서 노무현이 다시 종로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된다.

 

1997년 김대중 대통령 당선,

2002년에는 노무현,

2007년에는 이명박이 대통령이 된다.

 

 

이명박은 종로 승리 직후 곧바로 기획팀을 꾸렸다고 한다. 이른바 'PLP(President Lee Plan)팀' 즉,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 기획팀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검찰이 2018년 1월 영포빌딩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문건 하나를 발견했는데, 제목이 <PPP>였다고 한다. 청와대에서 제작한 문건으로 'Post Presidency Plan', 즉 대통령 퇴임 후 계획을 담은 보고서였다는 거다)

 

종로에서 패한 노무현의 충격은 대단했다. 노무현은 정치를 떠나 변호사 일을 재개할 거라 밝혔다.

 

노무현은 <중앙일보> 5월 1일자 인터뷰에서 "지역 할거주의를 선택한 유권자들의 뜻이 대선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정치판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고 변호사 업무 재개를 준비 중"이라고 했다.
"정치인은 국민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부르면 봉사하는 것이고, 그게 아니면 생업으로 돌아가는 게 맞는 겁니다. 당분간... 글쎄요, 당분간이 될지 영원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정치 상황을 관망하면서 변호사 일을 해야 할 거 같습니다."

 

17대 대통령까지 했던 이명박.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다음 일화들을 읽으며 그려보면 재미있을 것이다.

 

"이명박 씨는 (1996년) 거짓이 드러난 후 당에서 출당을 요구받았죠. 그런데 '정치 1번지 종로를 보호해주지 않으면 전국 모든 지구당에 내려간 불법 정치자금의 실체를 공개하겠다, 그래서 나도 죽고 당도 죽이겠다'는, 거의 자해 공갈단과 유사한 발언을 해서 겨우 출당을 면했던 겁니다. 강삼재 당시 사무총장도 이명박을 보고 '파렴치한 인간'이라고 치를 떨었어요." (변호사 정인봉, 1996년 이명박 후보 선대위원장)

*김유찬은 이명박이 1996년 종로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이후 선거자금 부정을 폭로했다. 그 후 1998년 6월 3일 이명박을 찾아갔다고 한다. 그날의 기록을 <이명박 리포트>에 담았다.

내가 회의실로 들어가 자리에 앉아 있으려니까 이명박 전 시장이 무거운 표정으로 들어와 반대편 의자에 앉았다. 그는 자리에 앉자마자 나를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며 주먹을 쥐고 책상을 내리쳤다. "야, 이 개새끼야! 왜 찾아왔어? 너 같은 놈은 쥐도 새도 모르게 죽여버릴 수도 있어. 주변에서 네 목에 돌을 달아 인천 앞바다에 수장하자고 하는 걸 내가 말렸어!" (김유찬, <이명박 리포트>)

"이명박 씨는 한 번 버린 사람은 쓰지 않습니다. 완전히 끊어버리죠. 아주 매정합니다. 김희중이 2012년 저축은행 사건 때 구속되고 나니까 어떻게 했습니까? 그 사람 부인 자살하고 나서 빈소에 조화 하나 안 보냈다면서요. 김희중 그 친구, 1997년 처음 캠프에 왔을 때 20대 후반이었습니다. 참 조용하고 순수한 친구였거든요. 때 묻지 않은... 도대체 사람을 어떻게 대했길래 그런 친구마저 등을 돌린 걸까 싶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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