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필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브랜드, 몽블랑
몽블랑은 함부르크에 기반을 둔 독일 브랜드이다.
1990년 10월 3일 서독과 동독의 통일 조인식에서 서독 총리 콜과 동독 총리 디메제이가 통일 조약서에 서명할 때 몽블랑 만년필 '마이스터스틱 149'를 사용하였다. 대한민국의 은행인 하나은행에서는 초대 은행장 윤병철에서 다음 은행장에게 몽블랑 만년필을 물려주는 관례가 있다. (위키백과)
몽블랑은 1906년 만년필 공장을 만들었고, 1909년에는 몽블랑 상표를 등록했다. 1924년엔는 마이스터스튁을 내놓았다. 1935년부터 가죽제품 생산 공장을 인수해 가방과 지갑, 펜 파우치까지 생산하고 있다.
몽블랑에는 여러 만년필 종류가 있는데, 149를 비롯하여, 146, 145 등이 있다. 특히 마이스터스튁 149 만년필은 최고의 만년필로 손꼽힌다.
149가 최고의 만년필이라는 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으나, 너무 크고 부담스러울 것 같아 145를 구매해 사용해 보았다.
145를 손에 쥐어 보니, 고급스럽고 예쁘긴 한데, 조금 작다는 느낌이 들었다. 글을 쓰기에 불편한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작다는 느낌이었고, 나중에 몽블랑 매장에서 149를 시필해보니 의외로 크지 않은 느낌이었다.
이러면 145가 아니라 149를 써도 되겠는데? 하는 생각도 들었으나
149는 145에 비해 가격도 훨씬 더 비싸다.
145도 엄청 비싼 만년필인데, 굳이 크기로 차등을 두는 이유가 무엇일까?
145보다 146이 조금 더 크고, 가격도 비싸고, 149는 조금 더 크고 가격도 더 비싸다.
재료 값이 더 들기 때문이라고 하기엔 원가가 미미하다.
플라스틱 사이즈는 원가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고
닙이 커지는 만큼 금이 조금 더 쓰이겠지만 14K이고
실제 금이 더 들어가는 양도도 많지 않다.
사실 이는 마케팅 정책일 뿐이다.
몽블랑만이 아니다. 펠리칸도 M200부터 M1000까지 크기가 조금씩 커지며
가격은 훨씬 더 가파르게 증가한다.
파이롯트 74, 742, 743도 마찬가지.
만년필 업계에 펼쳐져 있는 이상한 마케팅 방식이다.
최근 만년필 사 중에서는 다행히 그렇게 하지 않는 곳들도 있다.
내가 사용한 것은 145 EF촉이었다.
아기자기하고 펜촉이 사각사각 거리며 종이를 긁으며 써지는 느낌이 좋았다.
처음으로 써보는 금닙의 펜촉이기도 했다.
145는 146, 149와는 더 하위 기종이라는 표시로
피스톤 필러 방식이 아니라 컨버터를 사용한다.
145인지 146인지 잘 모르겠으면 크기로 비교해도 되지만
더 간단하게 확인하고자 할 때에는 배럴을 열어 보면 된다.
그립 위로 몸통이 열리고 안에 컨버터가 있으면 145이고
배럴이 열리지 않고
배럴 윗부분 링 위에 노브를 돌려(완전히 돌아가 빠지지는 않는다)
배럴에 잉크를 채우는 방식이면 146이나 149이다.
146과 149는 크기로 구분할 수 있다.
지금은 146을 구매해 볼 생각이다.
이런 식으로 149까지 욕심을 갖게 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