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롯트 프레라 이로아이에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된 건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갔을 때였다.
큰 나무 책장 뒤로 만년필을 비롯하여
딥펜 등이 전시되어 있고, 시필을 해볼 수 있었다.
그 중 내 관심을 끈 건 작고 귀여운
파이롯트 프레라 이로아이였다.
솔직히 처음에 봤을 땐
저렴해 보이는 디자인에 별 관심이 가지 않았다.
검고 묵직한 만년필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이로아이가 예뻐 보이지도 않았다.
그런데 써보니, 웬걸
너무 잘 써진다.
F촉인데 내가 써본 라미 EF나 몽블랑 EF보다 얇다.
완전 내 스타일인걸?
나에겐 이정도면 충분해.
사기로 마음 먹는다.
3만원대로 저렴한 편이다.
쿠팡에서 주문했다.
카트리지 5개가 포함되어 있어 좋다.
왜 이렇게 저렴하지? 글쎄 모를 일이다.
여러 만년필에 신경쓰느라
골머리를 앓으니 하나의 만년필을
많이 사용하고 싶다.
그리하여 온라인 주문
네이버보다 쿠팡이 더 싸다.
카트리지 5개까지 주는데 왜?
혹시 컨버터를 빼고 주는 거 아니야?
혹시 컨버터 안주면 그냥 따로 사지 뭐, 하면서 주문.
https://link.coupang.com/a/bcSRx8
*쿠팡 파트너스 활동으로 링크를 통해 구매시 일정 수수료를 받을 수 있음
도착해서 풀어보니 컨버터도 같이 온다. 나사식 컨버터이다.
그런데 컨버터에 구슬이 들어있다.
다른 만년필들 컨버터에는 구슬이 없는데 이 제품엔 왜 들어 있을까?
잉크를 채워본다.
잘 들어가지 않는다. 조금 채워진다. 펜촉을 잉크에 완전히 담그고
다시 채운다. 조금 더 채워지긴 하지만 잉크로 꽉 들어찰 만큼은 아니다.
만년필을 써본다.
역시 기대했던 것만큼 잘 나온다. 좋다.
그런데 몸통이 짧다. 너무 짧다.
조금만 더 길면 좋을텐데.
그래도 어쩔 수 없다. 그 외에는 마음에 든다.
짧은 것도 해결책이 없지는 않다.
캡을 배럴에 끼워서 쓰는 방법이다.
그렇게 쓰는 걸 그다지 선호하지는 않지만
프레라 이로아이는 그렇게 써야 할 것 같다.
다시 한번 느끼지만 프레라 이로아이 F촉은 가늘다.
라미 EF, 몽블랑 EF 촉보다도 더 가늘게 써진다.
이걸 쓰며 더욱 확신하게 되었다.
나는 세필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사용해보니 단점이 있다. 컨버터에 잉크가 잘 들어가지 않는다.
잘 들어가지 않는 수준이 아니다. 찔끔 들어가고 만다.
그래서 얼마 쓰지 못하고 잉크를 또 채워줘야 한다.
손이 더러워지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너무 자주 채워주어야 하니 번거롭다.
컨버터만 좀 개선이 되어도 참 좋은 제품일 듯하다.
con-40이 너무 안좋아서 con-70을 따로 구매해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더 세필을 원한다면 EF촉을 써야 한다.
74, 74, 743과 같은 모델에는 EF촉이 있고, 그 보다 더 얇은 촉도 있다.
요약하자면
펜은 무척 마음에 들고 F촉임에도 유럽 만년필보다 더 가늘게 잘 써진다.
단점으로 몸통이 짧고, 잉크가 잘 들어가지 않는다. (이 문제는 주사기를 잉크를 넣어주는 것으로 해결했다)
지금까지 장기간 사용해본 만년필
- 라미 사파리 EF
- 라미 스튜디오 EF
- 몽블랑 마이스터튁 145 EF
- 파이롯트 프레라 이로아이 F
이 다음에 써보고 싶은 만년필을 정했다.
트위스비와 펠리칸이다.
+ 2023.1111.
펠리칸 M600과 M200을 구매했다.
이제 트위스비, 라미 2000, 파이롯트 EF를 써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