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적으로 정보를 숨기는 드라마의 기법은 이제 인물 간의 대화까지 영역을 넓혔다. 드라마가 기술적인 문제를 다루게 되면 대화는 2가지 정보전달 방식을 오간다. 하나는 질감(texture)이고 다른 하나는 질료(substance)다. 질감은 실제 집도 중인 의사를 본다고 느끼게 하기 위한 온갖 수사들이고 질료는 배경 질감 속에서 시청자들이 드라마 속 상황을 이해하도록 돕는 장치다. 질감의 역할은 직접적인 이야기 전개와 무관할 때도 있다. 이때 이야기와 상관이 없으면 없을수록 더 좋다는 점은 매우 아이러니하다. 60년대 롤랑 바르트는 "사실효과"를 다룬 단편수필에서 플로베르의 단편 에 등장하는 청우계를 인용한다. 바르트의 설명에 따르면 의미 없는 것을 통해 사실감을 표현하는 것이 사실효과다. 청우계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