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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 자서전 밑줄긋기

_물곰 2016. 8. 15.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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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의 비극

나의 중학 시절의 몇 안되는 친구 중에 가까이 지냈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때를 달리하여 둘 있었다... 두번째 사귐은 내 생애의 한 비극이라고 생각한다.


(간디는 이 친구를 따라 처음으로 육식을 한다. 그의 집안은 바이슈나바교로, 강경하게 육식을 반대하고 미워하였다.)

나는 그러한 전통 속에서 나고 자랐다... 그들이 만일 내가 고기를 먹은 것을 안다면, 그 순간 기절해버릴 것이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간디는 염소 고기를 처음으로 먹었다.)

나는 싫던 빵도 좋아지고 염소에 대한 불쌍한 생각도 잊어버리고, 그리고 반드시 고기 자체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고기 요리의 맛을 알게 됐다. 그것이 한 1년 계속됐다. 그러나 그 고기 잔치는 모두 합하여 대여섯 번밖에 못 되었다.


(그 친구는 간디를 사창가에 데려갔다.)

내 친구가 한번은 나를 사창가로 끌고 갔다... 나는 죄의 문턱에 빠져들었는데 하나님께서 그 무한한 자비로 나를 건져주셨다. 그 죄악의 굴에 들어가니 눈이 캄캄하고 귀가 먹먹했다. 나는 여자의 침대 곁에 앉았으나 입이 붙어버렸다. 여자는 참다못해 모욕을 주고 욕설을 퍼부으며 나가라고 소리를 질렀다... 나는 그뒤로 언제나 하나님이 나를 건져주신 것을 감사한다. 


(간디는 그 나쁜 친구를 싫어하는 아내를 때리기까지 했다.)

내 아내와의 불화의 원인 가운데 하나는 두말할 것 없이 이 친구와의 사귐이다. 나는 진실하면서도 질투심 많은 남편이었는데, 내 친구는 내가 아내를 의심하는 데에 부채질을 했다... 그의 말을 듣고 자꾸 아내에게 폭력을 가해서 고통을 주었던 내 죄를 나는 도저히 스스로 용서할 수 없다. 아마 그런 학대는 힌두교도의 아내만이 참아낼 수 있을 것이다. 


(간디는 중학시절 담배도 피웠다. 10대 초반이었다.)

내 친척 한 사람과 나는 담배를 피우게 됐다... 단지 입으로 연기를 푹푹 내뿜는 것이 재미있는 듯해서 한 짓이었다. 


(간디는 담배를 피우기 위해 돈을 훔쳤다.)

우리는 인도 궐련을 사기 위해 하인의 주머니에서 동전을 훔쳐내기 시작했다.


(형의 순금 팔찌도 훔쳤다.)

그 다음 도둑질은 열다섯에 저지른 것이다. 이번에는 육식하던 형의 팔찌에서 금 한 조각을 훔쳐냈다. 그 형은 약 25루피의 빚을 지고 있었는데 팔에 순금 팔찌를 끼고 있었다. 


[간디자서전, 함석헌 옮김]



* 하나님은, 기독교의 God이라기 보다는 '신'을 의미한다고 보는 게 더 맞을 듯하다.

어렸을 때에는 집안의 영향으로 바이슈나바교였고, 영국 유학을 거치며, 간디는 종교에 대해서는 그 뿌리가 같다는 입장을 가진다.



* 자서전은 간디처럼 써야 한다.


자서전은 수치스러운 무언가를 드러낼 때에만 신뢰할 수 있다.


조지 오웰





2012.1210. 펴냄

2016.0815. 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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