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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뇌는 얼마나 클까? 크기가 변했을까?

_물곰 2016. 9. 18.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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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동물과 비교한 인간의 뇌 크기


인간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 가운데 가장 똑똑하고 영리하다고 자부한다. 인간의 신체는 다른 동물과 달리 무언가 특별할 것만 같다. 신체의 어떤 수치가 다른 동물과 인간을 구분지을 수 있다면 그건 머리가 될 거 같다. 곧, 머리가 유난히 클 거 같다는 느낌이다. 그런데 무게로만 따지면 1위를 차지하는 건 인간이 아니다. 코끼리나 고래다. 뇌 크기가 인간보다 4배는 더 크다. 당연히 그 동물들이야 어마어마하게 크니 뇌도 클 수밖에 없겠지. 비율로 따져야겠지. 그런데 비율로 따져도 1위를 차지하는 건 인간이 아니다. 인간이 몸무게의 2.1퍼센트 정도인 반면, 쥐는 3.2퍼센트나 되고, 작은 새는 8퍼센트에 달한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수치)


인간이 똑똑한 점은 어떻게든 인간이 가장 유리한 방법을 찾아낸다는 점이다. 


심리학자 해리 제리슨은 광범위한 종을 대상으로 몸 크기의 로그값 대 뇌 크기의 로그값을 그래프로 그린 다음, 선형 회귀라는 기법을 써서 한 측정치를 다른 측정치와 관련짓는 선의 기울기를 계산했다. 그 선의 기울기는 2/3로, 몸집이 클수록 몸 크기는 덜 중요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이렇게 몸 크기를 바탕으로 예상되는 뇌 크기를 계산한 다음, 예상되는 뇌 크기로써 뇌 무게를 나누면 대뇌화 지수encephalization quotient가 나온다. 

(몸무게가 w인 동물의 예상되는 뇌 크기는 0.12w^(2/3)이다. 이 수치로 실제 뇌 무게를 나누면 대뇌화 지수가 나온다.)


이 지수는 인간이 7.44이며, 돌고래와 침팬지가 각각 5.31과 2.49로 그 뒤를 따른다. 다행히도 코끼리의 지수는 1.87이 나오고 쥐의 지수는 궁색하게도 0.4가 나온다. 주의 지수가 거의 0.5까지 떨어지므로, 이제 걱정은 그만해도 된다. 


마이클 코벌리스, <뇌, 인간을 읽다>, 김미선 옮김, 반니


수컷 코끼리의 뇌 크기는 4.2~5.4kg, 몸무게는 6톤을

방정식에 대입해보면, (무게 단위를 그램으로 환산해 넣어야 한다) 대뇌화 지수EQ는 1.4가 나온다.

5,400그램 / 3,983그램 = 1.4


인간의 경우에는 뇌 크기 1.4kg, 몸무게 60kg을 넣어보면

(1,400그램 / 184.6그램 = 7.6), 대뇌화 지수는 7.6이 나온다.


놀라운 건 인간 다음으로 대뇌화 지수가 큰 건 영장류가 아니라 돌고래다.

침팬지가 2.2~2.5 정도인 반면, 돌고래는 4.56에 달하기도 한다.


보다 상세한 값들은 위키백과를 참조하자.

https://en.wikipedia.org/wiki/Encephalization_quotient





호모 사피엔스의 뇌 크기는 변했나?


호모 사피엔스가 탄생하고 뇌 크기는 변화가 있을까? 없을까?

<사피엔스>를 읽으며 수렵채집인 이래로 뇌 크기가 줄었다던데, 정재승 교수는 아니라고 한다. 사피엔스를 다시 찾아 읽어보니, "줄어들었다는 증거가 일부 존재한다"로 표현되어 있다. 책을 잘~ 읽어야겠다.


인간 공동체의 지식은 고대 인간 무리의 그것보다 훨씬 더 크지만, 개인 수준에서 보자면, 고대 수렵채집인은 역사상 가장 아는 것이 많고 기술이 뛰어난 사람들이었다. 사피엔스의 평균 뇌 용적은 수렵채집 시대 이래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증거가 일부 존재한다. 그 시대에 생존하려면 누구나 뛰어난 지적 능력을 지녀야 했다. 하지만 농업과 산업이 발달하자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다른 사람들의 기술에 더 많이 의존할 수 있게 되었고, '바보들을 위한 생태적 지위'가 새롭게 생겨났다. 별 볼 일 없는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라도 살아남을 수 있으며, 물품을 배달하거나 조립라인에서 단순노동을 하면서 그 유전자를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게 되었다.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조현욱 옮김




현대인의 두뇌가 4만 년 전에 살았다고 추정되는 크로마뇽인의 두뇌에 비해 단 1센티미터도 진화적으로 달라지지 않았다는 고고학적인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우리들이 일상적으로 처리하는 정보는 크로마뇽인의 그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증가했을텐데 4만 년 동안 인간의 두뇌 크기가 증가했다는 보고는 아직 없다.


정재승, <뇌과학자는 영화에서 인간을 본다>



뇌 크기도 궁금하지만, 두 작가는 수렵채집인과 현대인의 뇌 활용력에 대해 전혀 다른 시각을 보여준다. 누구의 말이 맞을까? 아니면 둘 다 틀리고, 수렵채집인이나 현대인이나 뇌는 동일하게 쓰였을까?




2015.0627. 펴냄

2016.0918. 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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