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책Books

[읽다] 가만한 당신

_물곰 2016. 9. 16.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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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필. 한국일보 선임기자가 쓴 부고를 엮은 <가만한 당신>

'가만한' 형용사가 가만히 들여다 보게 한다.


신생아 100명 중 세 명은 선천성 기형 또는 유전성 질환을 안고 태어난다. 유전성 질환은 말 그대로 유전, 또는 유전자 일부 인자의 돌연변이로 발병한다... 혈우병은 대표적 유전병 가운데 하나다. X염색체 혈액응고인자 가운데 일부가 부족하거나 아예 없어 출혈 시 피가 잘 멎지 않는 질병. (X염색체 질환이라 여성 환자는 드물다. 여성은 한쪽 X에 문제가 있어도 다른 쪽으로 만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홀브룩 콜트 1977-2016]


나는 이 세상에 잘 살려고 왔지, 오래 살려고 온 게 아니야. [스텔라 영 1982-2014]


조부모 노릇은 부모 노릇과 달리 순수한 기쁨이다... 하루이틀 뒤 조금도 미안한 마음 없이 짐 싸서 집에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바버라 아몬드 1938-2016]



"그는 내가 만난 최고의 청취자였다. 그는 기이할 정도로 침착했고, 심리적 수렁에서 빠져나와 뭔가를 말하기 위해 필요한 침묵을 허락할 줄 알았다. 그는 자신이 선 자리가 뭔가를 설교하고 또 판단하는 자리가 아니라 '생존자'에게 뭔가를 배출하고 욕하고 허물어져도 좋은 해방구를 제공하는 자리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상담을 시작하며 '지난 주 어땠어요?'라고 묻고는 한 상자의 휴지가 눈물로 다 젖이 비워지는 90분 동안 단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있다가 흘끔 시계를 보고는 '으음, 미안합니다. 다음 주를 위해 여기서 멈춰야 할 것 같아요'라고 말한 적도 있다.... 8주 과정이 끝난 뒤 우리 생존자들은, 여전히 눈물이 마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웃고 서로 포옹할 수 있었다... 우리는 살아남았고, 스스로 알던 것보다 조금 더 강해졌음을 알게 됐다." [노먼 파버로 1918-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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