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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넷플릭스 - 믿을 수 없는 이야기 (드라마 & 책)

_물곰 2020. 4. 20.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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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스포가 있습니다)

2019년 최고의 드라마를 한편 꼽는다면, 나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꼽겠다. 2019년 9월 13일에 넷플릭스에 오픈한 드라마로 8회로 구성된다. 이야기는 2008년 강간을 신고한 '마리'에게서 시작한다. 그리고 이야기는 2011년 강간범을 뒤쫓는 형사로 이어지며, 2008년과 2011년이 계속해 교차한다.


드라마는 성폭행의 고통과 거짓말로 오인받은 피해자의 고통을 드라마 전체에 걸쳐 세밀하게 다룬다. 이보다 쿨할 수 없는 두 여자 형사 '듀발'과 '라스무센'은 너무나 매력적인 인물들이다.

 

성폭행 범죄자 이야기는 적다. 범죄자가 누구인지는 6회가 되어야 나오고, 7회에서 범인이 잡힌다. 범인이 잡혀도 이야기는 바로 끝나지 않는다. 드라마는 그 뒷이야기까지 천천히 다룬다. (나는 그 점이 굉장히 중요하고 좋다고 생각한다) 긴장감은 없지만 감동이 밀려온다.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영어: Unbelievable)는 미국의 웹 텔레비전 드라마 시리즈로 토니 콜렛, 메릿 웨버, 케이틀린 디버가 출연한다. 워싱턴과 콜로라도에서 발생한 연쇄 강간 사건을 다룬다. 수재나 그랜트, 아옐렛 월드먼, 마이클 셰이본이 제작하고, 마이클 셰이본, 아옐렛 월드먼, 세라 팀버먼, 칼 베벌리, 케이티 커릭이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2019년 9월 13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되었다.
T. 크리스천 밀러와 켄 암스트롱이 써서 퓰리처상을 받은 더 마셜 프로젝트(The Marshall Project)와 프로퍼블리카의 기사 〈믿을 수 없는 강간 이야기〉(An Unbelievable Story of Rape), 라디오 방송 《디스 아메리칸 라이프(This American Life)》의 에피소드 ‘의심의 해부학(Anatomy of Doubt)’에 등장하는 실제 사건에서 영감을 얻었다.
위키백과


퓰리처상을 받은 더 마셜 프로젝트의 주소는 다음과 같다.
https://www.themarshallproject.org/2015/12/16/an-unbelievable-story-of-rape

 

An Unbelievable Story of Rape

An 18-year-old said she was attacked at knifepoint. Then she said she made it up. That’s where our story begins.

www.themarshallproject.org

 

 

(시간이 있다면 이 글도 번역하고 싶다)

책으로는 다음과 같은 두 버전이 있다. 2018년 2월 'A False Report: A True Story of Rape in America'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고, 넷플릭스 미니시리즈 개봉에 맞추어 2019년 9월 'Unbelievable'이 새로 출간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믿을 수 없는 강간 이야기>로 출간되었다.

 

 

 

책과 비교

넷플릭스에서 나온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보고, 책 <믿을 수 없는 강간이야기>를 읽고 있다. 책의 내용은 건조하고 간략하게 쓰여있다. 첫 시작은 다음과 같다.

마리는 경찰 조사실을 나와, 경사와 함께 경찰서 계단을 내려왔다. 마리는 이제 울먹이지 않았다. 경찰은 그녀를 계단 밑에서 기다리고 있던 두 사람에게 인도했다. 마리는 일정한 나이가 되어 위탁가정에서 나온 10대들을 지원하는 기관에서 도움을 받고 있었고 두 사람은 기관의 간사들이었다. 한 명이 말했다. 그래서 말인데.
너 강간당한 게 맞니?


드라마 보다 전개가 훨씬 빠르고 건조하고, 덜 극적이다.

 

이를테면 이런 장면.

 

1화 마지막 장면에서 마리는 다리 난간을 넘어 매달린다. 언제라도 뛰어내릴 듯 위태롭다.

마리에게는 의지할 수 있는 친구가 딱 한 명 남아 있었고 모임이 끝난 후, 그 친구 애슐리의 집으로 가기로 했다. 연수허가증만 있고 운전면허증이 없었던 마리는 걸어가기로 했다. 가는 길에 5번 주간고속도로 위를 지나가는 다리가 하나 있었다... 마리는 순간 생각했다. 여기서 뛰어내리면 어떨까. 그러면 간단하게 끝나잖아. 휴대전화를 꺼내 애슐리에게 전화했다. 혹시 너 여기로 데리러 와줄 수 있니? 나 지금 이상한 짓 할 것 같아서 그래.

 

마리 사건 이후 몇 년의 시간이 지나고 형사 한 명이 등장한다. 캐런 듀발.
책에서는 갤브레이스로 등장한다.

갤브레이스는 이 북새통 속에서도 단연코 눈에 띄었다. 대부분 남자들만 가득한 이 장소에 있는 유일한 여성이었기 때문이다. 갸름한 얼굴에 금발의 생머리가 어깨를 지나 등으로 떨어진다. 장거리 육상선수처럼 호리호리하고 날렵하다. 눈은 푸른색이다.


듀발에 대한 책의 묘사와 드라마의 모습에는 뚜렷한 차이가 보인다. 드라마의 듀발은 '장거리 육상선수처럼 호리호리하고 날렵'하지는 않다. 

듀발이 만나는 피해자, '앰버'의 모습도 다르다.
책에서는 그녀를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그녀는 경찰 한 명에게 다가갔다. 그는 가느다란 겨울 햇살 아래 갈색의 롱코트를 입고 아파트 밖에 서 있는 여성을 손으로 가리켰다. 여성은 한 손에 소지품이 든 가방을 꼭 붙들고 서 있었다. 갤브레이스는 그녀가 20대이며 키는 대략 170센티미터 가까이 될 거라 짐작했다. 몸은 갸날프고 머리색은 짙은 갈색이다. 비교적 침착했고 동요의 기미는 없었다. 피해자였다.

 

강간 사건이 일어나고 갤브레이스(영화에서는 듀발) 형사는 생각한다. 이 사건은 다르다고. 범죄자는 너무나 철저하고, 낭비할 시간 없이 당장 수사에 들어가야 한다고.

이 사건은 그녀가 이제까지 다루었던 그 어떤 강간 사건과도 비슷하지 않았다. 보통 피해자는 자신이 아는 누군가에게, 적어도 한 번은 만난 적 있는 사람에게 강간을 당한다. 남자 친구, 전 남자 친구, 클럽에서 만난 남자 등등 말이다. 대체로 강간은 '누가 저질렀느냐.'가 아니라 '무슨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가.'의 문제다. 초점은 좁혀진다. 여성이 성관계에 동의했는가? 전국적인 조사에 따르면 2014년 미국에서 15만 명의 남녀가 강간을 비롯한 성폭력을 당했다고 신고했는데, 이 숫자는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의 주민 수와 맞먹으며 그중 85퍼센트가 면식범의 소행으로 분류된다.

 

쓰고 보니 긴 글이 되었는데, 이렇게 요약하겠다.

 

"모두가 한번 보았으면 하는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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