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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넷플릭스 드라마 - 래치드 Ratched의 배경이 되는 이야기

_물곰 2020. 11. 2.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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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치드는 넷플릭스에서 2020년 9월 18일부터 공개되었다. 드라마는 켄 키지의 소설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의 래치드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4화 장면

 

래치드가 들어가 일하는 하노버 박사의 정신병원에서는 사람의 전두엽 절개 수술을 한다. (2화 얼음 송곳)

 

이는 미국에 실재했던 월터 잭슨 프리먼이라는 정신과 의사를 모델로 한다.

이마엽 절개술은 실제로 있던 끔찍한 수술이었다. 

 

다음은 빌 브라이슨이 쓴 <바디>에서 많은 부분을 발췌하여 적었다. 

 

정말 재미있는 책이다

 

1880년대 스위스 의사였던, 고틀리프 부르크하르트는 정신 장애가 있는 여성의 뇌를 수술로 18그램 제거했다. 여성은 '위험하면서 흥분한 정신착란자'에서 '조용한 정신착란자'로 바뀌었다. 다른 환자 5명을 더 수술했는데, 3명은 죽고 2명은 간질을 일으켜 이후 수술을 포기했다. 

 

50년 뒤 포르투갈 리스본 대학교의 신경학 교수, 에가스 모니스도 이를 시도했다. 조현병 환자의 마음을 가라앉히는 방법으로 시험 삼아 이마엽을 자르기 시작했다. '이마엽 절개술'이었다. 이마엽 절개술을 받은 사람들은 대체로 덜 폭력적이고 더 온순해졌다. 성격은 돌이킬 수 없이 크게 손상되었다. 그런데도, 전 세계에서 환영을 받은데다 1949년에는 노벨상까지 받았다. 

 

그리고 미국에 '월터 잭슨 프리먼'이라는 의사가 등장한다.

 

그는 모니스의 열렬한 추종자로 40년 동안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자신을 찾아온 거의 모든 환자의 이마엽을 잘라냈다. (드라마에도 하노버 박사가 에가스 모니스를 언급하는 장면이 나온다)

 

 

한번은 순회하면서 12일 동안 225명의 이마엽을 잘라냈다. 네 살 밖에 되지 않은 아이도 수술했다. 공포증 환자, 거리에서 끌려 온 주정뱅이, 동성애 행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 등 정신적/사회적으로 일탈 행동을 보인 거의 모든 사람들의 수술 대상이었다. 

 

(래치드 드라마에는 주의산만한 아이, 조광증인 여성, 기억력이 좋지 않은 남성, 레즈비언 여성이 나온다. 15분 만에 4명을 수술할 수 있다고 말한다)

 

드라마에서는 처음에 두개골 측면부를 뚫어 전두엽을 절개한다. 그러나 나중에는 이를 보완한다며 눈구멍을 통해 전두엽을 절개하는 걸 연습한다. 실제로 프리먼은 눈을 통해 전두엽을 (절개라기 보다는) 파괴시키는 수술을 한다.

 

 

프리먼의 방법이 너무나 빠르고 야만적이어서, 다른 의사들은 보고는 움찔했다. 그는 가정에서 흔히 쓰는 얼음송곳을 눈구멍을 통해서 뇌 가까이 들이민 뒤에 망치로 쾅 쳐서 머리뼈를 깨서 집어넣었다. 그런 다음 마구 휘저어서 신경 연결을 끊어놓았다. 

 

얼음 송곳

 

그는 아들에게 다음과 같이 상세한 묘사를 곁들여 편지를 썼다. 

 

충격을 가해서 깨뜨렸지... "마취제"에 취해 있는 동안 얼음송곳을 눈알과 눈꺼풀 사이로 넣어서 눈구멍 천장으로 찔러넣는 거야. 그러면 사실상 뇌의 이마엽으로 들어가게 돼. 이제 좌우로 송곳을 휘저어서 신경을 잘라내지. 양쪽에 환자 두 명을 놓고 또 한 켠에 한 명을 더 놓고 수술을 했어. 합병증은 전혀 없었어. 한 명이 눈이 새까매진 것만 빼면. 나중에 문제가 생길지도 모르겠지만 별것 아닌 듯했어. 보기에는 안 그렇겠지만 말이야.

 

드라마지만 상상만 해도 너무 끔찍한 장면이어서 눈 뜨고 보기 힘들다

 

수술이 너무나 엉성한 탓에 뉴욕 대학교의 경험 많은 한 신경학자는 프리먼의 수술을 지켜보다가 그만 까무러쳤다. (드라마에서는 한 여성이 기절한다) 그리고 중요한 차이가 또 하나 있는데, 드라마에서 하노버 박사는 가운을 입고 장갑을 끼고 수술하지만 '모리스'는 그렇지 않았다. 

 

프리먼은 그때그때 되는 대로 수술에 임했다. 장갑도 수술 마스크도 끼지 않은 채, 그냥 돌아다니던 평상복 차림 그대로 수술을 했다. 그 수술법은 흉터를 전혀 남기지 않았지만, 자신이 어떤 정신 능력을 파괴하고 있는지 확실히 아는 것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맹목적으로 수술을 했다. 얼음 송곳은 뇌 수술을 위해서 고안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따금 끝이 부러져서 환자의 머릿속에 남기도 했다. 그러면 수술로 꺼내야 했다. 환자가 그 전에 사망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아마 가장 놀라운 점은 프리먼이 수술할 자격이 아예 없는 정신과의사였다는 사실일 것이다. 많은 의사들은 그 사실에 섬뜩함을 느꼈다. 프리먼의 수술을 받은 사람들 가운데 약 3분의 2는 그 수술로 아무런 혜택도 얻지 못했거나 상태거 더 나빠졌다. 2퍼센트는 사망했다.

 

놀라운 사실은 이러한 수술을 받은 사람 가운데 훗날 미국 대통령이 된 케네디의 여동생, 로즈메리 케네디도 있었다는 점이다.

 

1941년 스물세 살이 된 그녀는 활기차고 매력적인 여성이었지만, 때로 고집을 심하게 부리고 기분이 오락가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또 그녀는 학습 능력도 조금 떨어졌다. 심각한 장애 수준이었다는 기사가 종종 나오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던 듯하다. 외고집을 피우곤 하는 딸에게 절망한 나머지 부친은 아내와 상의도 하지 않은 채, 프리먼에게 딸의 이마엽 절개술을 의뢰했다. 그 수술로 본질적으로 로즈메리는 파괴되었다. 그 뒤로 64년 동안 그녀는 말도 하지 못하고, 실금을 하고, 성격도 잃어버린 채로 미국 중서부의 요양원에서 지냈다. 그녀가 사랑하던 모친은 20년 동안 그녀를 찾지 않았다.

 

프리먼은 70대까지도 이마엽 절개술을 계속하다가 1967년에야 은퇴했다. 1967년까지도 이마엽 절개술이 이어졌다는 의미이다. 소름끼치게 무서운 일이다. 

 

 

2

사람은 뜨거운 물을 얼마나 견딜 수 있을까? 47도의 온도에서 20분을 견딜 수 있을까? (래치드 3화에 나오는 장면이다)

 

보통 고온의 열을 통해서만 화상을 입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45℃의 정도의 비교적 낮은 온도의 열에도 지속해서 노출되면 화상의 위험이 있을 수 있다. 이처럼 낮은 온도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후 화상을 입는 것이 바로 '저온 화상'이다. 사람의 피부는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어 오랜 시간 열에 노출되면 변형이 일어난다. 끓는 물의 온도인 100℃에는 닿기만 해도 화상을 입을 수 있으며, 48℃에서는 5분, 50℃에서는 3분, 60℃ 이상에서는 8초 정도 노출되면 단백질이 파괴되어 변형이 일어날 수 있다.
출처 :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3

관절염을 거머리로 치료하려는 장면도 나온다. (지금은 보기만 해도 징그럽지만 과거에는 거머리를 실제로 치료에 사용했다. 효과는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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