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바비와 계피가 만든 인디 팝 밴드, 가을방학의 노래 중 ≪속아도 꿈결≫이 있다.
'산책이라고 함은 정해진 목적 없이 얽매인 데 없이 발길 가는 대로 갈 것'이라는 가사로 시작하는데, 산책을 떠나고 싶어지는 멜로디와 가사 모두 음미할만한 따뜻하고 경쾌한 곡이다. 노래의 마지막에는 '산책길을 떠남에 으뜸 가는 순간은 멋진 책을 읽다 맨 끝장을 덮는 그 때 이를테면 봉별기의 마지막 장처럼'에 이어 '속아도 꿈결 속여도 꿈결 굽이 굽이 뜨내기 세상(世上) 그늘진 심정(心情)에 불 질러 버려라' 가사가 나온다.
가을방학 - 속아도 꿈결
산책이라고 함은
정해진 목적 없이
얽매인 데 없이
발길 가는 대로 갈 것
누굴 만난다든지
어딜 들른다든지
별렀던 일 없이
줄을 끌러 놓고 가야만 하는 것
인생에 속은 채 인생을 속인 채
계절의 힘에 놀란 채
밤낮도 잊은 채 지갑도 잊은 채
짝 안 맞는 양말로
산책길을 떠남에
으뜸 가는 순간은
멋진 책을 읽다
맨 끝장을 덮는 그 때
인생에 속은 채 인생을 속인 채
계절의 힘에 놀란 채
밤낮도 잊은 채 지갑도 잊은 채
짝 안 맞는 양말로
산책길을 떠남에 으뜸 가는 순간은
멋진 책을 읽다 맨 끝장을 덮는 그 때
이를테면 봉별기의 마지막 장처럼
인생에 속은 채 인생을 속인 채
계절의 힘에 놀란 채
밤낮도 잊은 채 지갑도 잊은 채
짝 안 맞는 양말로
산책길을 떠남에 으뜸 가는 순간은
멋진 책을 읽다 맨 끝장을 덮는 그 때
이를테면 봉별기의 마지막 장처럼
속아도 꿈결 속여도 꿈결
굽이 굽이 뜨내기 세상(世上)
그늘진 심정(心情)에 불 질러 버려라
속아도 꿈결 속여도 꿈결
이 노래에는 이상이 쓴 단편소설 <봉별기>가 언급된다. "속아도 꿈결 속여도 꿈결 굽이 굽이 드내기 세상 그늘진 심정에 불 질러 버려라"는 바로 <봉별기>에 나오는 문장이다. 이상의 소설 중 <날개>가 가장 유명하면서도 <날개>만이 아니라 다른 소설들도 읽어 볼 만하다. 가을방학의 노래를 듣고 봉별기를 읽어보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