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카프카의 글쓰기 환경은 지독하게 열악했다. 그는 낮에 일했고, 밤에 글을 썼다. 부모, 누이들과 함께 살고 있는 좁아터진 아파트에서. 그래도 그는 글을 썼다. 그토록 무서워하던 아버지를 마주하며. 글을 쓰고 싶은데 앞머리가 끊임없이 흔들린다. 나는 아파트 전체의 소음 본부라 할 수 있는 내 방에 앉아 있다. 여기저기에서 문이 쾅쾅 열렸다 닫히고... 아버지는 내 방 문을 부술 듯이 열고 목욕 가운 자락을 질질 끌며 들어온다. 현관 쪽에서 아버지가 모자를 솔질해 놓았냐고 외쳐 묻는 소리가 마치 파리의 어느 길 건너편에 대고 외치는 소리처럼 요란하다. 현관문은 후두염에 걸린 사람처럼 꺽꺽거리는 소리를 낸다... 마침내 아버지가 나가고, 이제 남은 것은 조금 부드럽기는 하지만 어찌 할 도리가 없는 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