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 2

내 맘대로 정하는 세계문학 번역 평가

내 마음대로 정하며 세계문학전집이 많이 출간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범우사 밖에 없어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지만, 요즘에는 민음사, 문학동네, 열린책들, 시공사 등 여러 곳에서 세계문학전집이 나오다보니, 책 한 권을 고르는데도 많이 고민하게 됩니다. 작가들의 작품을 원문으로 읽을 수 있다면 더욱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면 좋은 번역서를 고르는 게 좋으니까요. 2014년, 의 번역과 관련하여 번역 논쟁이 시끄러웠습니다. 어떤 번역이 좋은 번역이라고 단언적으로 말하기는 무척이나 어렵습니다. 번역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고, 또 그 한계를 넘어선 창조의 영역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번역서의 순위를 정한다는 것이 불경한 일이 될지도 모르지만, 한 명의 독자로서 좋은 번역서를 고르고 싶은 욕망은 누그러뜨리기가 ..

Review/책Books 2021.01.09

프란츠 카프카의 글쓰기

글쓰기 카프카의 글쓰기 환경은 지독하게 열악했다. 그는 낮에 일했고, 밤에 글을 썼다. 부모, 누이들과 함께 살고 있는 좁아터진 아파트에서. 그래도 그는 글을 썼다. 그토록 무서워하던 아버지를 마주하며. 글을 쓰고 싶은데 앞머리가 끊임없이 흔들린다. 나는 아파트 전체의 소음 본부라 할 수 있는 내 방에 앉아 있다. 여기저기에서 문이 쾅쾅 열렸다 닫히고... 아버지는 내 방 문을 부술 듯이 열고 목욕 가운 자락을 질질 끌며 들어온다. 현관 쪽에서 아버지가 모자를 솔질해 놓았냐고 외쳐 묻는 소리가 마치 파리의 어느 길 건너편에 대고 외치는 소리처럼 요란하다. 현관문은 후두염에 걸린 사람처럼 꺽꺽거리는 소리를 낸다... 마침내 아버지가 나가고, 이제 남은 것은 조금 부드럽기는 하지만 어찌 할 도리가 없는 카나..

Review/책Books 2016.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