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2

미신 - 박준

문학동네시인선 032 박준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미신 올해는 삼재였다 밥을 먹을 때마다 혀를 깨물었다 나는 학생도 그만하고 어려지는, 어려지는 애인을 만나 잔디밭에서 신을 벗고 놀았다 두 다리를 뻗어 발과 발을 맞대본 사이는 서로의 임종을 지키지 못하게 된다는 말을 어린 애인에게 들었다 나는 빈 가위질을 하면 운이 안 좋다 하거나 새 가구를 들여놓을 때도 뒤편에 王 자를 적어놓아야 한다는 것들을 말해주었다 클로버를 찾는 애인의 작은 손이 바빠지고 있었다 나는 애인의 손바닥, 애정선 어딘가 걸쳐 있는 희끄무레한 잔금처럼 누워 아직 뜨지 않은 칠월 하늘의 점성술 같은 것들을 생각해보고 있었다

Review/책Books 2016.10.03

시인-소설가-한강

소년이 온다를 반 정도 읽었다. (아마 2014년부터 읽었으리라)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며 2년에 걸쳐 반을 읽었다. 한강 작가가 쓴 작품을 읽은 거라곤 그게 전부다. 채식주의자는 알지도 못했다. 맨부커상을 받고서야 알았다. 2004년과 2005년에 발표된 연작 단편 3편을 엮은 사실도 책을 받고서야 알았다.(아, '몽고반점'이 이상문학상 대상을 받은 작품이란 건 알았지만, 그게 채식주의자 연작 단편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은 몰랐다.) 첫 편을 읽었을 때 든 생각은 음..두번째 편을 읽었을 때 든 생각은 기괴하다.세번째 편을 읽었을 땐 아, 정말 대단하다.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어느 늦은 저녁 나는 어느늦은 저녁 나는흰 공기에 담긴 밥에서김이 피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그때 알았다무엇인가 영원히 ..

Review/책Books 2016.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