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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

조류독감, 마이크 데이비스 정병선 옮김, 돌베개 출판 알베르 카뮈 : "죽은 사람은 그 죽은 모습을 눈으로 보기 전까지는 아무 의미도 가지지 못한다. 역사의 장면 여기저기에 산재하는 1억의 시신들은 상상 속의 한 줄기 연기에 지나지 않는다." 누구도 다수의 죽음을 애도하지 않으며, 누구도 추상적인 죽음을 슬퍼하지 않는다... 대재앙을 슬퍼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것을 개인화해야만 한다. 예를 들어, 우리는 를 읽거나 홀로코스트 박물관에 가서 당시의 비참했던 실상을 알려주는 전시물을 관람하기 전까지는 유대인 대량 학살에 별다른 충격을 느끼지 못한다. 바이러스 학자들이 'H5N1'이라는 유전자 번호를 부여한 이 독감 아형이 처음 확인된 것은 1997년 홍콩에서였다. 매년 여름이 끝나갈 무렵이면 야생 오리와 기러..

Review/책Books 2017.03.02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프루스트

2013년 2월 25일 단 '하나'의 작품으로유럽문학의 '결정체'라는 평가를 받는 책프루스트의 소설 최근 민음사에서 2권까지 나왔다. (2016.2.현재 6권까지 나왔다)에서 가장 길게 나왔던 책읽을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문득 읽고 싶어졌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해 떠들어 대읽지 않고 있을 수가 없게 되었는지도 모른다.오랜 시간이 걸릴 테다. 다 읽지 못할지도 모른다. "어떤 이미지라도 저자의 고유한 실체에서 너무나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연관들의 풍요로움"을 이용한다. 그의 저작들의 이점은 각각의 조각들에 있다. 그의 책은 우리가 원하는 어느 페이지에서도 펼치지 않고 읽을 수 있다. 그가 저술한 책의 활력은 결코 선행하지 않는 것, 즉 어떤 점에서는 '선취한 환상'이라 할 수 있는 것에 달려 있..

Review/책Books 2017.02.12

<숨결이 바람 될 때>를 읽다

이 책에서 폴 칼라니티가 쓴 마지막 부분을 옮겨 본다. 폴 칼라니티는 만 1살도 되지 않은 딸을 두고 세상을 떠나야 했다. 어쩌면 이렇게 슬프고 아름답게 글을 쓸 수 있을까. 우리 딸 케이디. 나는 케이디가 내 얼굴을 기억할 정도까지는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 목숨은 사라지겠지만 글은 그렇지 않다. 케이디에게 편지를 남길까 하는 생각도 했었지만, 대체 뭐라고 써야 할까? 케이디가 열다섯 살이 되었을 때 어떤 모습일지 나는 알 수가 없다. 우리가 지어준 별명이 딸아이 마음에 들지도 알 수 없다. 미래가 창창한 이 아이는, 기적이 벌어지지 않는 한 과거만 남아 있는 나와 아주 짧은 시간을 함께 보낼 것이다. 이 아이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단 하나뿐이다. 그 메시지는 간단하다. 네가 어떻게 살아왔는..

Review/책Books 2016.10.15

미신 - 박준

문학동네시인선 032 박준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미신 올해는 삼재였다 밥을 먹을 때마다 혀를 깨물었다 나는 학생도 그만하고 어려지는, 어려지는 애인을 만나 잔디밭에서 신을 벗고 놀았다 두 다리를 뻗어 발과 발을 맞대본 사이는 서로의 임종을 지키지 못하게 된다는 말을 어린 애인에게 들었다 나는 빈 가위질을 하면 운이 안 좋다 하거나 새 가구를 들여놓을 때도 뒤편에 王 자를 적어놓아야 한다는 것들을 말해주었다 클로버를 찾는 애인의 작은 손이 바빠지고 있었다 나는 애인의 손바닥, 애정선 어딘가 걸쳐 있는 희끄무레한 잔금처럼 누워 아직 뜨지 않은 칠월 하늘의 점성술 같은 것들을 생각해보고 있었다

Review/책Books 2016.10.03

인간의 뇌는 얼마나 클까? 크기가 변했을까?

다른 동물과 비교한 인간의 뇌 크기 인간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 가운데 가장 똑똑하고 영리하다고 자부한다. 인간의 신체는 다른 동물과 달리 무언가 특별할 것만 같다. 신체의 어떤 수치가 다른 동물과 인간을 구분지을 수 있다면 그건 머리가 될 거 같다. 곧, 머리가 유난히 클 거 같다는 느낌이다. 그런데 무게로만 따지면 1위를 차지하는 건 인간이 아니다. 코끼리나 고래다. 뇌 크기가 인간보다 4배는 더 크다. 당연히 그 동물들이야 어마어마하게 크니 뇌도 클 수밖에 없겠지. 비율로 따져야겠지. 그런데 비율로 따져도 1위를 차지하는 건 인간이 아니다. 인간이 몸무게의 2.1퍼센트 정도인 반면, 쥐는 3.2퍼센트나 되고, 작은 새는 8퍼센트에 달한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수치) 인간이 똑똑한 점은 어떻게든 인..

Review/책Books 2016.09.18

콩고 전쟁

(2014년) 추석 연휴 며칠 동안 집중력을 가지고 읽을 수 있을 같아, 미루었던 소설을 집어 들었다. 예전에 프롤로그만 읽고 덮어 두었던 다. 여기 저기 몇 분(Kim, 서민 교수 등..)이 재미있게 읽었다고 해서 구입해 두었다. 평소 관심있게 보지 않았던 많은 정보들이 쏟아진다. 이를테면, 에볼라 바이러스, 콩고 민주 공화국의 역사와 같은 것. 에볼라 바이러스"에볼라 출혈열은 인류가 조우한 병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감염증이야. 바이러스가 몸속으로 들어오면 뇌를 포함한 모든 세포에 달라붙어 먹어치워. 산 채로 내장과 근육이 녹아 버리는 상태가 되는 셈이야. 감염자는 귀와 코, 입과 항문, 그리고 모공까지 포함한 모든 구멍에서 바이러스에 오염된 체액을 분출하면 사망하는 거지. 에볼라 자이르(Ebola Z..

Review/책Books 2016.09.16

[읽다] 가만한 당신

최윤필. 한국일보 선임기자가 쓴 부고를 엮은 '가만한' 형용사가 가만히 들여다 보게 한다. 신생아 100명 중 세 명은 선천성 기형 또는 유전성 질환을 안고 태어난다. 유전성 질환은 말 그대로 유전, 또는 유전자 일부 인자의 돌연변이로 발병한다... 혈우병은 대표적 유전병 가운데 하나다. X염색체 혈액응고인자 가운데 일부가 부족하거나 아예 없어 출혈 시 피가 잘 멎지 않는 질병. (X염색체 질환이라 여성 환자는 드물다. 여성은 한쪽 X에 문제가 있어도 다른 쪽으로 만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홀브룩 콜트 1977-2016] 나는 이 세상에 잘 살려고 왔지, 오래 살려고 온 게 아니야. [스텔라 영 1982-2014] 조부모 노릇은 부모 노릇과 달리 순수한 기쁨이다... 하루이틀 뒤 조금도 미안한 마음 ..

Review/책Books 2016.09.16

[읽다] 골목사장 분투기

예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던 책.저자가 팟캐스트에 나온 것도 들었다. 자영업 문제는 심각한데,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 책을 읽으면 열받고 답답해진다. 어떻게든 함께 살 방안을 찾아야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모든 문제의 씨앗은 부동산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임대료가 높은 지역은 뉴욕 맨해튼이라고 한다. 그 지역 부동산 중개인 웹사이트에 가서 얼마나 높은지 찾아 봤다. 맨해튼의 가장 노른자 땅이라 할 만한 5번가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인 트리베카에 위치한, 상당히 괜찮은 코너의 40평짜리 카페가 매물로 나왔다. 임대료가 얼마일까? 원화로 환산하면 보증금 4,000만 원에 임대료 월 1,000만 원 정도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가격이다. 강남, 홍대, 신촌, 명동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Review/책Books 2016.09.08

부분과 전체(두 번역본)를 읽다

2015년 11월 11일 친구간의 대화 한 대목이다. 쿠르트는 이렇게 대답하였다."그것은 나에게도 의심스럽게 생각되기는 하지만, 내가 호크와 고리를 믿으려 하지 않는다면 무엇보다도 어떠한 경험사실들이 도해자로 하여금 그렇게 그림을 그리게 하였는지를 먼저 알아야만 할 것이다. 왜냐하면 오늘날의 자연과학은 경험에서부터 나오는 것이지, 어떤 철학적 사색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들이 경험사실들을 신뢰할 수 있을 때, 즉 아주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얻어진 사실을 때는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내가 알기에는 화학자들은 우선 화학 결합에서 원소의 구성요소들은 항상 어떤 일정한 무게관계를 유지한다는 사실을 확정하였다. 이와 같은 사실은 충분히 주목할 만한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Review/책Books 2016.08.30